11월은 공천위원회가 열리고 공천자를 선출한다.
두어 달 전부터 회장 공천 받을거라 예상했다고 말하면 너무 건방진가.
회장 공천자는 나를 포함하여 두 명이란다.
"님 공천염. ㅊㅋㅊㅋ""
"헐. 나머지는 누군데?"
"안알랴줌"
고민해볼 것도 없다.
나머지 한 명은 지금 진장인 누나다.
대놓고 찾아가서 의중을 물어봤다.
입장은 나랑 같더만.
"되면 하고, 안되면 안하고. 근데 안되면 좋겠고ㅋ"
공천 올라오는 사람의 의견표명 빈도는 대략 이렇다.
1. 나를 뽑아주시오 - 5%
2. 뽑히면 열심히 해보겠다 - 25%
3. 나도 모르겠다. 결과에 따르겠다 - 40%
4. 저 못하겠음. 뽑지마셈 - 30%
누나와 나 둘 다 2와 3 사이의 입장.
총회 전날부터 무슨 말을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.
이제껏 경험하기로 총회 득표는 크게 두 가지 변수로 결정된다.
1. 평소 공동체에서의 이미지
2. 공약(소감?) 이야기
따라서 그 자리에서 되는대로 내뱉고 들어올 수는 없당.
대략적으로 큰 그림은 그리고 올라갔는데
가장 중요한 공약부분을 죽 쑤고 내려왔다. Aㅏ...
역시 난 말은 안 돼. -_-;
뭐라고 지껄이고 왔는지 상기해보자.
5년만에 공천받아서 올라왔습니다.
그동안 많이 엇나가고 있었는데
이제 정신 좀 차렸다는 의미로 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.
공천 받고 2주 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.
저를 아시는 분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일 텐데
저는 일단 체제에 비판적이고(ㅋㅋ)
공동체의 화합보다는 분열에 관심이 있고
막 다들 으쌰으쌰 할때 태클거는 것이 취미고
여하튼 그런 인간입니다.
이정도까진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가 됐었다.
이런 제가 공동체 대표라는 자리에 어울리는가.
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.
그래서 공천을 받고는 어떻게 말하면 떨어질까, 궁리도 해보고 그랬는데
저의 모습과 성향이 어떠하든지간에 결론적으로
판단은 공동체에 맡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.
그래서 제가 회장이, 만~약의 경우에 회장이 된다면
어떤 그림을 가지고 한 해를 보낼 것인지를 말씀드리고
결정은 여기 계신 분들께 맡기려 합니다.
횡설수설한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
여기까지도 큰 무리 없이 이야기했다.
그래서 나의 공약이 뭐냐.
일단 제가 회장이, 만~약에 회장이 된다면 공동체 예산을 2/3로 줄이겠습니다.
교회가 대외적으로 돈
많이 쓰는 이미지라는거 안좋은거 같아요 <=
뭔소리야
그리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행사를 축소시킬 거구요.
그리고 공동체의 지적
능력 향상을 위하여서 <-레알 교만해보임
수련회든 평소 예배든 초청 형식의 강의를 늘릴 계획입니다.
그리고 !@#%$#@!$(..... (무슨 말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음)
진짜 끝판 가서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
여기는 어딘지 또 난 누군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났다.
뒤에 올라온 후보는 소감 발표의 시작을
"앞의 후보 말하는 것 보니 잘할 것 같군요 호호"
라고 했지만
개표 결과는 약 40:25 정도로 내가 낙선.
회장이 한방에 당선되려면 2/3 이상의 득표를 해야하고,
3차 투표에서는 다득표자가 당선된다는 조항이 있지만
양자대결에서는 그닥 의미없는 조항. 확인사살 두번 더 한 후 낙선 확정.
총무로 또 추천받아 올라갔으나 안한다는 말을 돌려서 했고
내가 한국어를 잘 못한다는건 알았지만
자칫 당선될 뻔한 22표를 획득 후 낙선. 휴휴.
이제 맘놓고 구경만 하면 되겠지 ㅋ_ㅋ
했는데, 회계로 또 올라감. 하...
나 갖고 장난치는 느낌 나서 심히 기분이 상했으나
추후 날 추천한 당사자와 대화 후 추천이유에 대해 납득함.
이번에도 당선될 뻔한 21표를 획득. 당선자는 23표.
이 고정된 22여표로 인해
총회가 끝나고는 내가 사람 샀다느니 매수했다느니 하는 소문이 ㅋㅋㅋㅋ
대체 왜뽑는거야 -_-; 이런 체제에 비판적인 인간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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